[트렌드 리포트][마케터의 시선] EP.153 네이버 웹툰 나스닥 상장! 앞으로의 갈 길은?

2024-08-29

웹툰 엔터테인먼트 상장! 


저의 모닝 루틴 중 하나가 웹툰 보는 건데 오랫동안 아침의 친구처럼 여겨졌던 네이버 웹툰이 상장 했습니다. 그것도 미국 나스닥에 말이죠. 


(출처: 네이버 증권)  


최근 라인 야후 사태부터 시작해서 네이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네이버 자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은 좋은 소식입니다! (물론 네이버의 주가 면에서는 고민이 있겠으나, 어찌됐건 IPO 했으니까요!)  


지난 6월 27일에 상장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티커도 WBTN 입니다. 완전 웹툰 약자잖아요! 대표성을 가진 티커를 가져서 정말 기분 좋을 듯 합니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모회사로 네이버를 자회사로 네이버 웹툰을 두고 있는 기업인데요. 지난 2004년에 네이버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후에 10년 뒤인 2014년에 북미에 진출했고, 2020년에는 본사를 미국으로 이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북미 진출을 위해 2021년 1월에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인수했고, 6월에는 영화를 찍을 수 있도록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설립했죠. 

(출처: 국민일보)


나스닥 상장 첫날 공모가가 21달러였는데 첫날 9.5% 정도 올라간 23달러에 장 마감을 했습니다. 보통주로 1500만주를 발행했으니까 공모가 적용시 약 3억 1500만 달러, 원화로 4,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었습니다. 기업가치는 4조원에 육박하고요. 


상장 첫날 기분은 좋았겠지만 모회사인 네이버는 올해 그리 재미는 못 본거 같아요. 네이버는 올초 대비 주가가 25%원 정도 빠져 현재 시가총액은 대략 27조 3010억원입니다. 시총 금액으로 따지면 9조 790억원이 줄어들었습니다.  


(출처: 네이버 증권) 


주가 부진과 관련해서 아무래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광고 매출이 둔화되는 모습이 있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의 확대와 라인 야후 사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하다보니 성과급 등 비용 지급으로 일회성 비용 부담이 더해지면서 주가가 조금 더 하락하지 않았나 싶네요.  


그래도 오랫동안 저의 모닝루틴이 되어 주었던 네이버웹툰, 웹툰 엔터테인먼크가 나스닥 상장을 한 건 참 좋은 소식입니다. 



네이버 웹툰의 각종 지표 : MAU, ARPPU, MPU 


그럼 구체적으로 지표 좀 더 볼까요? 


네이버 웹툰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면 전세계를 대상으로 올해 1분기 1억 6900만명입니다. 2021년 피크를 찍었던 1억 8천만명에 비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2017년 MAU 4600만명이었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약 상당히 숫자가 올라와 있습니다. 


(사실 MAU가 코로나 심화기였던 2021년에 피크를 찍은 것은 어쩌면 논리적으로 설득되는 지표같아요. 왜냐하면 집콕 생활을 했을테니 이커머스와 함께 웹툰도 자연히 올라갔으리라 추정이 되니까요)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MAU가 약 1.7억명에 육박하고 이 중 한국의 MAU는 2,470만명 정도 나옵니다. 전국민의 절반 정도는 네이버 웹툰을 본다라고 말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지표를 가지고 있죠. 


그리고 전세계 월간유료결제 이용자(MPU)는 780만명입니다. 전세계 사용자수에 비하면 MPU는 그리 높지 않은데요. 달리 해석해보면 MPU가 높아질 가능성이 잠재해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참고로 한국의 전체 사용자의 15.5%가 결제하고 일본은 사용자의 10%가 결제를 합니다.  나머지 국가들에서 1.5%가 결제가 이뤄지는 것을 봤을 때 일본도 참 만화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출처: 연합뉴스)



그렇다면 1인당 월평균 결제금액(ARPPU)는 어떨까요?  


일단 전세계 사용자의 ARPPU의 경우 2022년 1분기 7.8달러였지만, 올해 1분기 11.5달러로 올라왔습니다. 원화로 15,000원 정도 한달에 유료 콘텐츠를 본다는 거죠. 생각해보면 네이버 웹툰은 오랫동안 무료 정책을 실시했지만, 레진 코믹스나 탑툰, 짬툰 등 여러 유료 업체들이 등장해 공짜로 몇 편 보여주고 더 보려면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웹툰 유료화 정책’의 토대를 닦은 후에는 본격적으로 네이버도 쿠키를 굽는 시대에 들어섰죠. 


예전에는누가 쿠키를 굽나? 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앞선 데이터를 봐서 알겠지만 꽤 많은 사용자가 쿠키를 구워 신규 콘텐츠를 열람합니다. 참고로 네이버 웹툰의 경우 유료 콘텐츠를 보려면 편당 200-300원가 소요되는데요. 사이버 머니가 ‘쿠키’이기 때문에 쿠키를 소진한다 혹은 쿠키를 굽는다 라고 표현을 합니다.  


이렇게 사용자가 한달에 200-300원짜리 쿠키를 열심히 구워서 월 15,000원 가까이 지불하고 이 금액이 누적이 되어 작년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12억 8천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쿠키 구워 조 단위의 매출이 발생한거죠.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매출 구성 비율 중 80%가 유료 콘텐츠 판매에서 나오고, 광고료 비중이 11.3%, IP 확장이 8.4% 정도이기 때문에 정말 푼돈(쿠키)들이 모여 큰 단위의 매출이 나온 겁니다. 


물론 저도 엄청난 매출 기여자입니다….. (모닝루틴으로 인해 모닝 쿠키를 굽죠) 


하지만 매출은 조단위인데 작년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500억원 입니다. 재작년에 1500억원 마이너스였던 걸 생각하면 손실은 줄긴 했지만, IPO를 하는데 있어 적자는 다소 부담일 수 있죠. (하지만 쿠팡이 그렇게 상장하고 난 후 흑자 전환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어떻게 될지는 모르고요)  


관련 기사들을 더 찾아보니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CSO가 올해 이미 1분기에 순이익, 일반 EBITDA가 흑자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오! 이제 바로 플러스 지표를 보게 되겠네요? 



네이버 웹툰의 시작, 그리고 앞으로의 갈길 


(출처: 헤럴드 경제)


사실 네이버 웹툰은 상징성이 큽니다. 제가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시절부터 웹툰은 항상 즐겨 봤는데요. 한 때는 너무 재미있어서 밤에 자기 전에 불끄고 한참 웹툰을 보면서 자다가 눈이 침침해져서 오히려 시력이 저하되었을 정도로…. 그렇게 몰입했던 적도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불을 켜고 보지만, 한 때 열광적으로 웹툰에 미쳐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저도 웹툰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레진코믹스, 탑툰, 짬툰, 미스터블루, 카카오 웹툰 등 이미 여러 웹툰에서 유료 결제를 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해 왔었고, 네이버 웹툰에서도 꾸준히 유료 결제를 하기 때문에 어쩌면 제가 한달에 사용하는 웹툰 유료 콘텐츠 비용은 평균 소비액을 훌쩍 넘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출처: 헤럴드경제)


좌우간, 한국의 웹툰은 2003년에 처음 등장했으니 20년이 넘었습니다.. 

당시 스크롤 방식으로 나온 웹툰은 만화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신선했어요.


좌우로 책을 넘기면서 살펴보던 만화의 흐름이 아니라 세로형으로 스크롤을 내리면서 콘텐츠를 보게 되면 몰입감이 훨씬 높아지거든요. 아마 여러분들도 공포 만화의 경우 스크롤 내리다가 깜짝 놀란 적 있으실거에요. 세로 스크롤만의 배치에서 나올 수 있는 매력이기도 하죠.  


이렇게 세로 스크롤 버전의 웹툰이 등장하고 네이버 웹툰에서 작가들을 위한 수익화 경로를 마련하면서 본격적인 웹툰 작가들도 활성화되기 시작했죠. 네이버 수익의 50-70% 정도는 작가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재무제표에서 매출원가가 77%나 되는 거 보면 작가와의 상생 툴로 보이는 것 맞나 봅니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네이버의 수익성은 낮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전체 매출 구성의 80%가 유료 결제 콘텐츠에서 발생하고, 11.3%가 광고 매출, IP 활용이 8.4%입니다. 그리고 매출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료 콘텐츠 관련하여 작가들에게 수수료를 많이 정산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매출 원가는 올라갔을 겁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상장 후 주가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전체 볼륨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유료 결제 콘텐츠 비중을 가만히 둔다고 할 경우, 광고 매출 비중와 IP 사업화 매출 비중을 높일 경우 자연스레 매출 원가는 떨어질 수 있겠죠. 


참고로 드래곤볼, 원피스, 슬램덩크와 같은 일본의 대표 만화 IP를 보유하고 있는 토에이의 경우 전체 매출의 47.5%는 IP에서 발생합니다. 매출 절반이 지적재산권에서 나온다면 정말 효율성 좋은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200-300원 쿠키 매출보다요!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생각해보자면 (1) 4,400억원의 사용처 (2) 네이버의 AI결합 관점 에서 이야기해볼 수 있겠습니다 


(출처: 로이터) 


(1) 4400억원의 사용처


우선 웹툰 엔터테인먼트(WBTN)은 이번 나스닥 상장으로 인해 44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제 이 돈을 어떻게 야무지게 써서 기존의 매출 구조를 개선하고 한단계 레벨업한 수익구조를 만드느냐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이미 카카오 엔터에서는 답을 이야기해오고 있었죠 ‘노블 코믹스 시스템’라고요.  이 시스템은 웹소설을 웹툰화 하고 이를 드라마, 영화화하면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겁니다. 이미 수많은 작품들이 드라마, 영화로 탄생했죠.


우리가 알고 있는 유미의 세포들, 강철비, 여신강림, 재벌집 막내아들 등 꽤 많은 작품들이 웹소설, 웹툰을 기반으로 시작해 인기를 끌었고 드라마, 영화로 재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IP의 선순환 구조는 소비자의 경험이 단편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원작이 웹툰이었으면 자연스레 웹툰을 보게 되기 때문에 다양한 버전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소비되는 거죠. 


웹툰 엔터테인먼트도 이번 4400억원은 그렇게 쓸 겁니다. 


국내에서 지난 2013-2024년 사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상(드라마, 영화)는 100편 이상 나왔고,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은 70개 이상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웹툰 혹은 웹소설을 기반으로 2차 저작물로 사업화한 작품은 900편이 넘습니다. 


그러나 네이버 웹툰은 아직도 목마를 겁니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너무나 많은 IP를 축적해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제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웹툰 IP를 2차 사업 계약을 통해 단순히 넘기는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제작에 뛰어들면서 과실을 따먹으려 할 겁니다. 


그래서 2017년에 스튜디오 리코를 자회사로 설립했고, 2018년 스튜디오 N을, 2021년에 북미 지역에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만들었습니다. 리코에서는 여신강림 웹툰을 IP기반 게임 퍼블리싱도 진행했고, 스튜디오N은 유미의 세포들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제작했고,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쇼’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북미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는 웹소설인 부트캠퍼, 퍼펙트 어딕션이나 웹툰 로어 올림푸스를 영화화 해 나가고 있습니다. 


즉 이들은 웹툰, 웹소설에서 출발하여 드라마, 영화, 게임, 기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IP의 무한한 확장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할 겁니다. 자연히 현재 전체 매출 비중의 8.4%밖에 되지 않은 IP 부문의 매출을 극대화 하면서 김준구 대표가 향후 가야할 최종 종착지로 이야기한 ‘디즈니’를 꿈꿀 수 있겠죠. 



(2) 네이버의 AI결합


그리고 생성 AI와 자동진열 알고리즘과 같은 AI 기술이 결합하여 네이버 웹툰은 훨씬 더 고도화가 될 것입니다. 최근 1-2주 정도 모닝 루틴으로 네이버 웹툰을 보면서 재미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알아서 딱’ 이라는 기능이 생겼더라고요. 제가 감상했던 웹툰 이력을 바탕으로 취향이 맞다고 생각하는 작품을 최상단에 진열을 해 보여주는 겁니다. 


제가 만약 무협을 봤다면 유사한 무협 시리즈가, 로판물(로맨스판타지)을 봤다면 유사한 주제의 콘텐츠를 최상단에 슬라이드 방식으로 띄워주는 거에요. 그러면서 “니가 봤던 000 작품과 유사한 거” 이런식으로 보여주니까, 계속 클릭해서 보게 되는 겁니다. 


실제 네이버 시리즈 이용자의 33%가 AI 추천을 통해 작품을 클릭해 감상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해당하는 유저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네이버 웹툰의 체류시간은 더 길어지고, 상대적으로 인스타그램, 유튜브 사용시간이 줄더라고요 ^^: 


결국 사람의 여가시간을 어떻게 빼앗아 오느냐가 네이버 웹툰이든 유튜브 쇼츠든, 인스타그램 릴스든 관심사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이와 더불어 앞으로 생성형 AI 기술 개발을 더 고도화를 해서 그림을 잘 못그리더라도 스토리 아이디어만 있으면 웹툰을 만들 수 있고 작가로 진입할 수 있게 서비스를 내놓을 거라 합니다. (저도 사실 참 인생의 다양한 스토리가 많은데 그림으로 표현만 못했거든요…. ^^:;; 저에게도 기회가 생기나 봅니다) 


이렇게 네이버 웹툰을 운영하는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상장 후 획득한 자금을 알차게 쓰면서 한단계 더 레벨업을 해 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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