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의 관계
제가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방법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시작한 건 2017년이었습니다.
사업을 하기 이전에 다녔던 뉴미디어 회사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였는데요. 거기에서는 콘텐츠의 ‘바이럴 지수’를 계산해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바이럴 지수를 보면, 다양한 채널에 콘텐츠를 올려 특정 시간 내의 사용자의 반응을 수집해 가중치를 매겨 계산을 하면, 콘텐츠 포스팅 몇 분안에
“100만 터지겠다” 이런 식의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믿기지 않았고, 이러한 데이터 트래킹이 가능한가? 라는 의심도 했지만 생각보다 숫자가 잘 맞았습니다. 그로 인해 회사 내부에서는 “콘텐츠가 터지는 공식”이라고 하여 스터디도 한창이었죠.
콘텐츠와 숫자에 대해 고민한 건 2015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것을 정교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홍보하거나 제공하진 않았죠.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와글와글 떠들어 주는 것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이후 광고 서비스를 하는데 유리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기업들이 페이지를 기반으로 오가닉(Organic)하게 사용자를 끌어모으는데 많은 지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페이지 통합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페이스북에서 적절히 통합을 승인해주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와 데이터에 대한 상관관계가 본격적으로 중요해진 것은 2016년부터 본격적인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콘텐츠에 제품을 엮어 판매를 하는 비즈니스가 생겨나면서 콘텐츠가 가지는 효율성을 정확히 검증하는 것이 중요해졌거든요. 해당 콘텐츠로 인해 사람들이 제품 구매로 이어졌는지, 이 콘텐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회원 가입으로 이어졌는지와 같이 구체적이고 정교한 데이터 수집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효율과 성과에 대한 고민이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낳은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사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마케팅 이론서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실무용어인 거죠. 저도 박사논문을 쓰면서 지도교수님께 ‘퍼포먼스 마케팅’ 단어를 쓰면 생소해하셔서 늘 고객 획득 마케팅, 퍼널 마케팅 이라는 단어를 병행해 이야기를 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획득’에 대한 마케팅입니다. 많은 분들이 퍼포먼스 마케팅만 하면 대충 큰 마케팅 활동은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지만, 반쪽 짜리인 겁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실행할 때 생각해보면,
[외부채널에서의 광고 캠페인의 진행] -> [각 캠페인의 목표에 따라 소비자 행동흐름 추적] -> [전환 성과 분석 및 전략 수정] 의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의 마케팅은 고객을 획득하고, 고객이 행동전환(구매 혹은 구독 등)을 만들어내는데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퍼포먼스 마케팅은 ‘어디에서 들어온 고객이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효과적인 외부 채널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객 행동은 1회성입니다. 신규고객들을 대거 유입시키는 전략이 퍼포먼스 마케팅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고객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전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 때의 전략이 바로 ‘CRM 마케팅’ 입니다.
다음의 퍼널을 볼까요?
(출처: 직접 그림)
일반적으로 우리는 왼쪽 그림을 ‘퍼포먼스 마케팅의 퍼널’이라고 하여 AIDA 모델이라 부르고, 오른쪽 그림을 ‘CRM 마케팅의 퍼널’이라고 하여 AARRR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고객이 기업의 회원이 된 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로열티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선형적으로 표현한 구조입니다. 물론 고객이 100% 이러한 선형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마케팅 입장에서는 선형적으로 흐름을 만들면서 각 길목을 관리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선형적인 모습으로 구간을 나눠 고객을 관리하게 되는 거죠.
요약해보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외부채널 활동을 통해 효율적인 채널의 발견’ ‘매출 극대화’ ‘단기전략’에 목표를 두고, CRM 마케팅은 ‘내부채널의 관리를 통한 리텐션 개선’ ‘고객생애가치(LTV) 극대화’, ‘장기전략’에 목표를 운영을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마케팅은 퍼포먼스 마케팅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 진행해 왔습니다. 일단 고객을 획득하는것이 중요한 문제였고, 이 방법이 좀 쌌거든요.
하지만, 애플,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정보보호’라는 이름으로 3자데이터 활용에 제약을 걸고, 타깃 정교화 등의 기술들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제 기업들이 고객의 획득을 위한 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출처: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 38p)
그래서 ‘새로운 고객 획득’과 더불어 ‘획득된 고객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하고, 이 방법은 통합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깨닫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수많은 CRM솔루션 기업들이 AI 기술을 접목해 등장하면서 서로 경쟁하다보니 솔루션 비용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고, 기업들이 도입하기에 부담없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CRM 마케팅은 대형 기업 외에는 엄두도 못냈습니다. 기술개발과 비용에 대한 이슈 때문이었죠.
그러나 이제는 전반적인 데이터를 획득해 분석하고 관리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은 고객의 획득에서부터 유지로 이어지는 퍼널 마케팅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의 책 훑어보기
(출처: 책 표지)
사실 제가 2022년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책을 썼을 때 이미 CRM 마케팅을 후속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현업에 있다보니, CRM 이라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중요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 출간은 다소 늦은 2024년에 하게 됐습니다. 원고를 1년 반 정도 썼는데요. 그동안 정책이 바뀐 것을 반영하고,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CRM 마케팅의 ‘실무도서’가 기초부터-실무까지 다룬 책이 국내에 나와있지 않더라구요. 대부분 오래된 이론서가 있었고, CRM 단어를 포함한 마케팅 도서는 아주 파편적인 주제만 다루고 있다보니, 현업에서 마케터들이 CRM 마케팅을 하는데 조각조각 나뉘어진 정보만 획득하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시중에 수많은 CRM 관련 기업들이 자신의 블로그, 홈페이지 등에 CRM 마케팅 관련 전략을 매번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터들이 한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이라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정말 CRM 마케팅의 기초-실무까지 전반을 훑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장 CRM 마케팅의 기초 편에서는 CRM 마케팅 개념, 필요성과 현업 마케터의 CRM 업무 범위, 기업이 CRM 마케팅을 해야 하는 시점과 선행 조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CRM 마케팅 의사결정에 있어서 즉흥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아시겠지만, 데이터 마케팅이란 일단 시작하면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부 리소스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게 되면 비용만 나가고 성과는 얻을 수 없게 되죠.
(출처: 직접 그림)
위의 그림과 같이 CRM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보유한 온오프라인의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해 어떠한 방식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정의,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 메시지를 딜리버리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냥 한번 해보자로 시작하기에는 큰 일이 될 수 있죠!
(출처: 직접 그림)
2장. CRM 마케팅의 종류에서는 고객구매여정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 온사이트마케팅, 챗봇, 문자마케팅, 앱푸시 및 이메일 마케팅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마케터들이 이렇게 쉬운 것들을 왜 다시 배워야 해?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CRM 마케팅은 우리가 이미 일상 속에 접하는 마케팅 기법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세그먼트, 데이터가 들어가 조금 더 정교하게 기업의 데이터, 고객의 데이터를 보고 전략을 세우는데 있습니다.
(출처: 직접 그림, 고객 여정에 대한 그림)
CRM 마케팅은 궁극적으로 고객의 여정을 분석하고, 각 여정의 길목에서 이탈되는 포인트를 찾아 이탈을 막고 다음 단계로 이어가 여정을 마칠 수 있도록 마케터의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왜 이곳에서 이탈했을까’의 원인을 찾아 검증을 하는 것이 CRM 마케팅의 중요한 역량이죠.
3장. CRM 마케팅의 핵심 편은 정말 CRM 마케팅을 하기 위한 기본을 다지는 장입니다. CRM의 3요소와 세그먼트의 3요소, 메시지의 3요소를 살펴보면 우리가 CRM 마케팅을 하는 것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정확한 메시지가 담기고 소비자의 행동을 트래킹할 수 있는 요소가 담겨 있어야 함을 알게 됩니다. 문자를 보낸다가 아니라, ‘고객의 개인화된 메시지를 행동유도버튼과 함께 보낸다’ 라는 것을 배우게 되죠.
(출처: 직접 그림)
CRM 마케팅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 신규고객, 단골고객, 반복고객들을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기준점을 세울 수 있고, 구분(=세그먼트)에 따라 어떠한 전략을 세우면 될지를 알게 됩니다.
4장 CRM 마케팅 실전편의 경우 수많은 액션 플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객을 세그먼트로 분류해 마케팅을 실행할 때 어떻게 캠페인의 목표를 설정하고 어떠한 수단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뿌리는지, 그리고 그 메시지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주요 성과 지표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집을 CRM 마케팅 퍼널로 분석한 사례가 나옵니다.
(출처: 직접 그림)
실전 편에서는 고객의 여정을 도식화 하고, 각 단계에서 실제 가설을 세우고 증명을 해 나가는 방법들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AARRR 퍼널에서 각 단계별 살펴봐야 하는 핵심 지표들도 알게 되죠. 사실 마케터들이 일일이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검색과 자료 숙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에 마지막 꿀팁 페이지에서는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단계별 지표를 정리해두어 도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CRM 마케팅의 정말 기초에서부터 실무, 지표 분석까지 한단계씩 조금 레벨을 올려가며 책이 구성돼 있음을 발견합니다. 저는 이 책을 쓰면서 열번 넘게 수정하고 쓰다 멈추고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난이도의 조절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입문도서가 되길 바랬고, 이미 CRM 마케팅을 잘 수행하는 시니어 마케터 입장에서도 기본을 복기하는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게 전반적인 내용의 충실함과 난이도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번 책 출간과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하면, 이제는 다음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왔다는 겁니다.
고객의 획득 관점에서 2022년 11월에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출간했고, 1년 7개월 만에 고객 유지 관점에서의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 책을 출간했습니다. 사실 이 두 권의 책은 연결돼 있습니다.
마케팅을 하다보면 ‘일회성 고객’들이 생기고 이들을 ‘다회성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둘을 연결하는 전략들이 필요한데요. 그것이 퍼포먼스 마케팅-CRM 마케팅입니다. 그래서 마케터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성과를 위해서라면 두 가지 전략을 함께 배워두면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앞서 이야기한 부분은 ‘다음에 대한 고민’이었는데요. 사실 제가 현재 경영학 박사 논문을 쓰고 있는데 주제가 바로 고객의 획득-유지에 있어서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 개발입니다.
현업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CRM 마케팅을 모두 접하고 실행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교집합도 많고 중복되는 정책으로 인한 비효율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곳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많은 담당자들은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 팀을 분리해 운영하거나 아예 퍼포먼스 마케팅만 운영하고 CRM 마케팅을 운영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분리된 운영을 하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 경험-브랜딩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의 홀리스틱 관점에서의 마케팅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제가 쓰는 박사논문은 바로 기존의 퍼널들을 분석해 하나의 통합 모델로 만들어 운영을 하면 어떤가라는 생각에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정교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노력들이 마케팅 현장에 있는 담당자들의 비효율적인 일들을 줄이고 효과적인 고객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상상을 해봅니다.
좌우간, 두 권의 책이 전편-후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보니 어떤 책을 먼저 읽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인해 고객 획득, 유지를 보는 눈이 좀 더 넓어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합니다.
#CRM마케팅 #데이터로말한다crm마케팅 #퍼포먼스마케팅 #그로스마케팅 #데이터마케팅 #이은영대표 #마케터의시선 #마케돈 #리브랜드 #leebrand #리브랜드연구소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의 관계
제가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방법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시작한 건 2017년이었습니다.
사업을 하기 이전에 다녔던 뉴미디어 회사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였는데요. 거기에서는 콘텐츠의 ‘바이럴 지수’를 계산해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바이럴 지수를 보면, 다양한 채널에 콘텐츠를 올려 특정 시간 내의 사용자의 반응을 수집해 가중치를 매겨 계산을 하면, 콘텐츠 포스팅 몇 분안에
“100만 터지겠다” 이런 식의 계산을 할 수 있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믿기지 않았고, 이러한 데이터 트래킹이 가능한가? 라는 의심도 했지만 생각보다 숫자가 잘 맞았습니다. 그로 인해 회사 내부에서는 “콘텐츠가 터지는 공식”이라고 하여 스터디도 한창이었죠.
콘텐츠와 숫자에 대해 고민한 건 2015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것을 정교하게 시스템을 만들어 홍보하거나 제공하진 않았죠.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와글와글 떠들어 주는 것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이후 광고 서비스를 하는데 유리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기업들이 페이지를 기반으로 오가닉(Organic)하게 사용자를 끌어모으는데 많은 지원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 기업은 페이지 통합은 안된다고 하면서도 페이스북에서 적절히 통합을 승인해주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와 데이터에 대한 상관관계가 본격적으로 중요해진 것은 2016년부터 본격적인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콘텐츠에 제품을 엮어 판매를 하는 비즈니스가 생겨나면서 콘텐츠가 가지는 효율성을 정확히 검증하는 것이 중요해졌거든요. 해당 콘텐츠로 인해 사람들이 제품 구매로 이어졌는지, 이 콘텐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회원 가입으로 이어졌는지와 같이 구체적이고 정교한 데이터 수집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효율과 성과에 대한 고민이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낳은게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사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마케팅 이론서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실무용어인 거죠. 저도 박사논문을 쓰면서 지도교수님께 ‘퍼포먼스 마케팅’ 단어를 쓰면 생소해하셔서 늘 고객 획득 마케팅, 퍼널 마케팅 이라는 단어를 병행해 이야기를 합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획득’에 대한 마케팅입니다. 많은 분들이 퍼포먼스 마케팅만 하면 대충 큰 마케팅 활동은 하고 있다 라고 생각하지만, 반쪽 짜리인 겁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실행할 때 생각해보면,
[외부채널에서의 광고 캠페인의 진행] -> [각 캠페인의 목표에 따라 소비자 행동흐름 추적] -> [전환 성과 분석 및 전략 수정] 의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의 마케팅은 고객을 획득하고, 고객이 행동전환(구매 혹은 구독 등)을 만들어내는데에 있습니다. 이에 따라 퍼포먼스 마케팅은 ‘어디에서 들어온 고객이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효과적인 외부 채널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러한 고객 행동은 1회성입니다. 신규고객들을 대거 유입시키는 전략이 퍼포먼스 마케팅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장기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고객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전략’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 때의 전략이 바로 ‘CRM 마케팅’ 입니다.
다음의 퍼널을 볼까요?
(출처: 직접 그림)
일반적으로 우리는 왼쪽 그림을 ‘퍼포먼스 마케팅의 퍼널’이라고 하여 AIDA 모델이라 부르고, 오른쪽 그림을 ‘CRM 마케팅의 퍼널’이라고 하여 AARRR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고객이 브랜드를 인지하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과정과, 고객이 기업의 회원이 된 후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로열티를 쌓아나가는 과정을 선형적으로 표현한 구조입니다. 물론 고객이 100% 이러한 선형적인 움직임을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마케팅 입장에서는 선형적으로 흐름을 만들면서 각 길목을 관리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선형적인 모습으로 구간을 나눠 고객을 관리하게 되는 거죠.
요약해보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외부채널 활동을 통해 효율적인 채널의 발견’ ‘매출 극대화’ ‘단기전략’에 목표를 두고, CRM 마케팅은 ‘내부채널의 관리를 통한 리텐션 개선’ ‘고객생애가치(LTV) 극대화’, ‘장기전략’에 목표를 운영을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의 마케팅은 퍼포먼스 마케팅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 진행해 왔습니다. 일단 고객을 획득하는것이 중요한 문제였고, 이 방법이 좀 쌌거든요.
하지만, 애플, 구글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개인정보보호’라는 이름으로 3자데이터 활용에 제약을 걸고, 타깃 정교화 등의 기술들에 제약이 생기면서 이제 기업들이 고객의 획득을 위한 비용(CAC, Customer Acquisition Cost)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는 것을 깨달은 겁니다.
(출처: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 38p)
그래서 ‘새로운 고객 획득’과 더불어 ‘획득된 고객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하고, 이 방법은 통합적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깨닫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수많은 CRM솔루션 기업들이 AI 기술을 접목해 등장하면서 서로 경쟁하다보니 솔루션 비용은 조금씩 떨어지고 있고, 기업들이 도입하기에 부담없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CRM 마케팅은 대형 기업 외에는 엄두도 못냈습니다. 기술개발과 비용에 대한 이슈 때문이었죠.
그러나 이제는 전반적인 데이터를 획득해 분석하고 관리하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은 고객의 획득에서부터 유지로 이어지는 퍼널 마케팅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의 책 훑어보기
(출처: 책 표지)
사실 제가 2022년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책을 썼을 때 이미 CRM 마케팅을 후속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습니다. 현업에 있다보니, CRM 이라는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중요해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 출간은 다소 늦은 2024년에 하게 됐습니다. 원고를 1년 반 정도 썼는데요. 그동안 정책이 바뀐 것을 반영하고, 쓰다 지우다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CRM 마케팅의 ‘실무도서’가 기초부터-실무까지 다룬 책이 국내에 나와있지 않더라구요. 대부분 오래된 이론서가 있었고, CRM 단어를 포함한 마케팅 도서는 아주 파편적인 주제만 다루고 있다보니, 현업에서 마케터들이 CRM 마케팅을 하는데 조각조각 나뉘어진 정보만 획득하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시중에 수많은 CRM 관련 기업들이 자신의 블로그, 홈페이지 등에 CRM 마케팅 관련 전략을 매번 포스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케터들이 한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읽어 내려가면서 전체 구조를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이라는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면 정말 CRM 마케팅의 기초-실무까지 전반을 훑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장 CRM 마케팅의 기초 편에서는 CRM 마케팅 개념, 필요성과 현업 마케터의 CRM 업무 범위, 기업이 CRM 마케팅을 해야 하는 시점과 선행 조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이 CRM 마케팅 의사결정에 있어서 즉흥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아시겠지만, 데이터 마케팅이란 일단 시작하면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멈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내부 리소스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게 되면 비용만 나가고 성과는 얻을 수 없게 되죠.
(출처: 직접 그림)
위의 그림과 같이 CRM 마케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보유한 온오프라인의 수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해 어떠한 방식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정의,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 메시지를 딜리버리 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냥 한번 해보자로 시작하기에는 큰 일이 될 수 있죠!
(출처: 직접 그림)
2장. CRM 마케팅의 종류에서는 고객구매여정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해 온사이트마케팅, 챗봇, 문자마케팅, 앱푸시 및 이메일 마케팅을 다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마케터들이 이렇게 쉬운 것들을 왜 다시 배워야 해?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CRM 마케팅은 우리가 이미 일상 속에 접하는 마케팅 기법을 기반으로 하되 여기에 세그먼트, 데이터가 들어가 조금 더 정교하게 기업의 데이터, 고객의 데이터를 보고 전략을 세우는데 있습니다.
(출처: 직접 그림, 고객 여정에 대한 그림)
CRM 마케팅은 궁극적으로 고객의 여정을 분석하고, 각 여정의 길목에서 이탈되는 포인트를 찾아 이탈을 막고 다음 단계로 이어가 여정을 마칠 수 있도록 마케터의 전략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설을 세우고 ‘왜 이곳에서 이탈했을까’의 원인을 찾아 검증을 하는 것이 CRM 마케팅의 중요한 역량이죠.
3장. CRM 마케팅의 핵심 편은 정말 CRM 마케팅을 하기 위한 기본을 다지는 장입니다. CRM의 3요소와 세그먼트의 3요소, 메시지의 3요소를 살펴보면 우리가 CRM 마케팅을 하는 것이 ‘문자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정확한 메시지가 담기고 소비자의 행동을 트래킹할 수 있는 요소가 담겨 있어야 함을 알게 됩니다. 문자를 보낸다가 아니라, ‘고객의 개인화된 메시지를 행동유도버튼과 함께 보낸다’ 라는 것을 배우게 되죠.
(출처: 직접 그림)
CRM 마케팅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게 되면 신규고객, 단골고객, 반복고객들을 어떻게 구분할지에 대한 기준점을 세울 수 있고, 구분(=세그먼트)에 따라 어떠한 전략을 세우면 될지를 알게 됩니다.
4장 CRM 마케팅 실전편의 경우 수많은 액션 플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객을 세그먼트로 분류해 마케팅을 실행할 때 어떻게 캠페인의 목표를 설정하고 어떠한 수단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뿌리는지, 그리고 그 메시지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주요 성과 지표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집을 CRM 마케팅 퍼널로 분석한 사례가 나옵니다.
(출처: 직접 그림)
실전 편에서는 고객의 여정을 도식화 하고, 각 단계에서 실제 가설을 세우고 증명을 해 나가는 방법들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AARRR 퍼널에서 각 단계별 살펴봐야 하는 핵심 지표들도 알게 되죠. 사실 마케터들이 일일이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검색과 자료 숙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소요되기 때문에 마지막 꿀팁 페이지에서는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단계별 지표를 정리해두어 도움이 될 것이라 봅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면 CRM 마케팅의 정말 기초에서부터 실무, 지표 분석까지 한단계씩 조금 레벨을 올려가며 책이 구성돼 있음을 발견합니다. 저는 이 책을 쓰면서 열번 넘게 수정하고 쓰다 멈추고를 반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난이도의 조절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입문도서가 되길 바랬고, 이미 CRM 마케팅을 잘 수행하는 시니어 마케터 입장에서도 기본을 복기하는 차원에서 살펴볼 수 있게 전반적인 내용의 충실함과 난이도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책 출간과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하면, 이제는 다음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왔다는 겁니다.
고객의 획득 관점에서 2022년 11월에 <데이터로 말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출간했고, 1년 7개월 만에 고객 유지 관점에서의 <데이터로 말한다 CRM 마케팅> 책을 출간했습니다. 사실 이 두 권의 책은 연결돼 있습니다.
마케팅을 하다보면 ‘일회성 고객’들이 생기고 이들을 ‘다회성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둘을 연결하는 전략들이 필요한데요. 그것이 퍼포먼스 마케팅-CRM 마케팅입니다. 그래서 마케터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성과를 위해서라면 두 가지 전략을 함께 배워두면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앞서 이야기한 부분은 ‘다음에 대한 고민’이었는데요. 사실 제가 현재 경영학 박사 논문을 쓰고 있는데 주제가 바로 고객의 획득-유지에 있어서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 개발입니다.
현업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CRM 마케팅을 모두 접하고 실행을 하다보니 생각보다 교집합도 많고 중복되는 정책으로 인한 비효율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곳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많은 담당자들은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 팀을 분리해 운영하거나 아예 퍼포먼스 마케팅만 운영하고 CRM 마케팅을 운영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분리된 운영을 하게 되면 고객 입장에서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받지 못하기 때문에 고객 경험-브랜딩 측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기업의 홀리스틱 관점에서의 마케팅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는 건데요. 제가 쓰는 박사논문은 바로 기존의 퍼널들을 분석해 하나의 통합 모델로 만들어 운영을 하면 어떤가라는 생각에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고 정교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노력들이 마케팅 현장에 있는 담당자들의 비효율적인 일들을 줄이고 효과적인 고객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막연한 상상을 해봅니다.
좌우간, 두 권의 책이 전편-후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보니 어떤 책을 먼저 읽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책으로 인해 고객 획득, 유지를 보는 눈이 좀 더 넓어지지 않을까 라는 기대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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