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해조류 양식을 한다?
(출처: 어바웃 아마존)
아마존이 북해 네덜란드 연안의 풍력발전 단지 내에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해조류 양식장에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세계 최대의 이커머스 쇼핑몰을 운영하는 그 회사, ‘아마존’ 맞습니다. ‘노스 씨 팜 1 (North Sea Farm 1)’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계획은 해상 풍력 터빈 사이에 해조류 농장을 건설해 바다의 미개발 공간을 활용하겠다는것인데요.
갑자기 아마존이 잘 나가다가 산? 아니 바다로 가느냐고요?
아마존이 해조류 양식에 뛰어드는 것은 여러 이유들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이유는 정말 말 그대로 ‘해조류 양식’을 통해 환경 개선에 앞장선다 입니다. 해조류 농장을 건설하면 북해 해당 지역에 2040년까지 약 100만 헥타르에 해당하는 풍력발전 단지 공간 전체에서 수백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좀 더 설명을 덧대면, 지구가 그동안 무차별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과 파괴로 이산화탄소량은 증가하고 지구 온도는 높아지고 있죠.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환경 파괴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요. 육상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해양 생태계도 자정 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 헥타르 규모의 숲에서는 연간 3만톤 가량의 탄소를 흡수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해조류도 성장하면서 탄소를 흡수하는데요. 100헥타르 규모 면적에서 약 8만 3000톤의 탄소를 흡수한다고 합니다. 육상, 해양 생태계 모두 이렇게 탄소를 품으면서 환경 정화에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여기에 더해 해조류 양식은 효율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육상 생태계에서는 자연이 파괴되어 다시 나무를 심어 자라려면 수 년 혹은 수 십년이 소요됩니다. 자정작용을 위해 투자해야 할 기간이 상당히 길죠. 그러나 해조류는 정말 빨리 자랍니다. 미역, 다시마 양식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소를 품는 양은 많으면서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앞으로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특히 해조류의 경우 바다를 떠돌다가 심해로 가라앉게 되는데 탄소를 품고 가라앉은 뒤 다시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탄소를 영구적으로 격리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러한 해조류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아마존이 해양 생태계를 위해 해조류 양식에 뛰어들었고 10 헥타르 해역에서 최소 6,000kg의 해조류를 생산하고 이후 계속 확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어바웃 아마존)
자 이제부터는 아마존의 진짜 속내입니다.
아마존이 정말 환경 보호에 진심인 기업이고 그래서 해조류 양식을 통해 탄소 감축에 발벗고 나서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미 지구 온도를 높이는데 상당히 기여하고 있는 거대한 데이터센터 운영과 AWS(아마존웹클라우드서비스) 사업을 펼치는 것은 상당히 이율배반적이지 않나요?
아마존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과 같이 빅테크 기업입니다. 이들은 수많은 전력을 끌어다 써야 하는 기업들입니다. 풍력발전소는 아마존에게 있어 중요한 전력공급원이 되죠. 그리고 이 발전소 옆에 데이터센터를 짓게 되면 외부의 시원한 바람, 바닷물 등 자연 조건들이 데이터 센터 전력 효율을 높여줍니다. 발전소와 엄청 멀리에서 전력을 끌어쓰는 것보다 바로 옆에 딱 붙어서 전력 공급을 받는게 좋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구요.
그런데 풍력발전소를 짓게 되면 바닷가 근처의 어업에는 타격을 줍니다. 발전소가 돌아가면 근처의 선박 운항이 불가하고 조업지가 축소되기 때문에 어업인들의 삶에 타격을 받게 되죠. 풍력발전소가 동네 주민의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바웃아마존’ 기사를 보니 해조류 양식을 통해 최대 8만5천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설명을 보면 해조류 양식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뿐만 아니라 후속으로 해초 기반의 제품 생산, 판매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네요.
결국 전체 논리 구조를 순서대로 보면,
1.풍력발전소로 인해 어업 환경이 변화해 어업인들이 타격을 받는다
2.아마존은 풍력발전소 근처에 데이터 센터를 짓는다
3.풍력발전소의 비난의 화살이 아마존에게도 함께 세트로 받을 수 있다
4.없어진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해조류 양식을 통해 보완한다
5. 동네에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경제가 활성화된다
6 해조류 양식을 통한 탄소 감축 사업이 이루어지면 국제 환경단체 비난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바꾸어서, 아마존은
1.해조류가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된다
2.해조류를 생산해서 우리가 환경 정화에 앞장서기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3. 해조류 양식을 통해 추가적인 어업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4. 우리는 환경 보호에 앞장서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5. 그런데 우리도 자선사업가는 아니니 풍력발전소 옆에 데이터센터 운영한다
이러한 포지셔닝을 하고 싶을 겁니다.
지금 빅테크 기업은 ‘전력’ 전쟁 중
(출처: SBS)
아마존의 뜬금없는 해조류 양식으로 시작을 했지만, 결국 그 끝 지점에는 ‘전력’이 만납니다. 그 전력의 공급은 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고요.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살펴보니 미국의 산업용 전력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향후 10년 동안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해 현재 수준의 17배로 올려 예상을 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앞으로 전력 수요가 더욱 폭증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전력 수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공지능(AI) 산업 때문입니다.
북부 버지니아에 데이터센터가 새로 들어설 예정인데, 여기에 전력을 전부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몇 개 분의 전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기 위해 요즘 야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뛰어들 예정이라 밝히면서 ‘핵발전 가속화 책임자’로 에린 헨더슨 박사를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에린 핸더슨 박사는 전송관련 총괄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 MS 데이터 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 모듈 반응로, 마이크로 반응로의 글로벌 전략을 개발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얼마나 많은 전력이 소비되는 걸까요?
AI 분야는 클라우드앱용 서버의 약 4배 전력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기존보다 4배 전력이 더 필요할 정도니 미국에서 전력 부족으로 기사가 나온 것도 십분 이해가 갑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는 미국내의 2,700개의 데이터 센터에서 지난 20202년 기준 전력 소비량이 미국 전체의 4%이상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6년이 되면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6%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합니다. 소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먹는 전력량이 어마어마하네요.
빅테크 기업들은 AI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력 효율성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AI 자체 개발을 위해서도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비용이라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죠. 그래서 여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수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발전소 옆에 지으려고 합니다. 바로 빨대 꽂아 공급을 받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게다가 수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물과 가까이 있는 지역은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효율성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냉각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갖추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아주 디테일한 지식은 없지만 상식적으로 데이터센터는 열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낮추기 위해 서늘한 지역이나 냉각수와같이 물공급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중앙일보, 미국 버지니아 주 애쉬번의 아마존 데이터센터 전경)
좌우간 그래서 아마존웹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는 올해 3월 미국 발전, 송전시설 소유 운영업체인 탈렌(Talen) 에너지와 6.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을 통해 펜실베니아 북동부에 있는 2.5기가와트 규모의 서스케한나(Susquehanna)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건설한 쿠물루스(Cumulus) 데이터 센터 단지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조선비즈, 미국 일리노이주 디캘브 205만㎡ 부지에 조성된 메타 데이터센터)
메타(페이스북) 역시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는데 항상 진심입니다. 2015년에는 찬공기를 이용한 무료 냉각이 가능한 스웨덴 북부 룰레오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잔뜩 짓기도 했고요. 2023년에는 일리노이주 디캘브에 205만 제곱미터 부지에 착공한 데이터센터가 공사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갔죠. 이 시설물은 미국내 12번째, 전세계적으로 15번째에 해당하는 대규모 메타의 데이터 센터입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1)빅테크 기업은 앞으로도 전력 공급에 더욱 사활을 걸 것이라는 것과 (2)빅테크의 AI 산업으로 인해 전세계의 반도체 산업 역시 함께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1)340조원의 투자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첫 2년동안 150여개 기업이 미국 내에 새로 공장을 짓거나 증설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해외 기업을 끌어들이는 정책은 결국 미국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낳습니다.
안그래도 세계 AI(인공지능)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죄다 미국에서 데이터 센터를 외치고 있고, 전기를 빨아 먹는 하마로 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전력난은 AI 산업 발전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 같습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이 두 회사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위해 합계 340조원의 돈을 쏟아붓겠다고 했습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은 향후 15년간 230조원(1,500억 달러)를 투입해 AI 데이터 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엔스로픽(AI기업)에 누적 5.4조원의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고요.
(출처: 디지털투데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도 13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향후 6년간 1천억 달러를 들여서 기존의 100배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데 돈을 쓰겠다는 겁니다.
이들의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의 산업의 승패는 누가 ‘AI’산업을 대중화하고 선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초반에 오픈AI가 시동을 걸었고 이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물량 투하를 하면서 AI 기술 개발에 매진입니다.
(2)반도체 산업의 변화
빅테크 기업들이 AI 산업에 꽂혀있으니 자연스럽게 연관 산업으로 반도체 기업도 함께 폭발적인 성장 혹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전자신문)
얼마전에 오픈 AI가 텍스트를 쓰면 영상을 만들어주는 AI 즉 ‘소라’ 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라는 현재 우리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영상 크리에이터가 틱톡, 유튜브에 올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GPU H100이 총 72만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금액으로는 약 29조원(216억달러)가 요구된다고 해요. 그러나 정작 엔비디아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것은 최근 1-2년 사이의 일입니다.
AI 산업과 관련하여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엔비디아, SK하이닉스, TSMC가 함께 움직입니다.
엔비디아에서는 GPU 설계를 담당하고요.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인 HBM 메모리를 담당합니다. 그리고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제조를 맡고 있죠. 그러나 AI 기술이 영상의 생성, 음성 복제 등 더 복잡한 기술 수준으로 향상됨에 따라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고 이들 반도체 분야 기업들 역시 더 많은 성장을 하든, 후발 주자가 쫓아오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됩니다.
아마 TSMC가 소화를 못한 제조 부문을 삼성전자, 인텔이 맡을 수도 있고요, HBM 관련해서도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과점체제로 시장을 야무지게 먹어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비즈니스 포스트)
좌우간 아마존의 해조류 양식에서 출발해 결국 우리의 종착지는 AI(인공지능) 이야기로 끝이 났습니다. AI(인공지능)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 직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 로봇은 언제 나올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앞선 전제로 ‘이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한 인프라는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 봤습니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최근 10-15년 전부터는 거의 애플, 아마존, 메타, 구글과 같은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독식해 가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AI 산업도 결국 대규모 물량 투하를 해야 하는데 돈 많은 빅테크들이 선두기업이 되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럽은 그렇게도 빅테크 기업들을 통제하고 벌금을 물리기 위해 안달인 것 같고요.
#해조류양식 #아마존 #오픈AI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이은영대표 #마케터의시선 #마케돈 #리브랜드 #leebrand #리브랜드연구소
아마존이 해조류 양식을 한다?
(출처: 어바웃 아마존)
아마존이 북해 네덜란드 연안의 풍력발전 단지 내에 세계 최초의 상업용 해조류 양식장에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세계 최대의 이커머스 쇼핑몰을 운영하는 그 회사, ‘아마존’ 맞습니다. ‘노스 씨 팜 1 (North Sea Farm 1)’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계획은 해상 풍력 터빈 사이에 해조류 농장을 건설해 바다의 미개발 공간을 활용하겠다는것인데요.
갑자기 아마존이 잘 나가다가 산? 아니 바다로 가느냐고요?
아마존이 해조류 양식에 뛰어드는 것은 여러 이유들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이유는 정말 말 그대로 ‘해조류 양식’을 통해 환경 개선에 앞장선다 입니다. 해조류 농장을 건설하면 북해 해당 지역에 2040년까지 약 100만 헥타르에 해당하는 풍력발전 단지 공간 전체에서 수백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좀 더 설명을 덧대면, 지구가 그동안 무차별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과 파괴로 이산화탄소량은 증가하고 지구 온도는 높아지고 있죠.
지구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환경 파괴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요. 육상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해양 생태계도 자정 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 헥타르 규모의 숲에서는 연간 3만톤 가량의 탄소를 흡수합니다. 이와 비슷하게 해조류도 성장하면서 탄소를 흡수하는데요. 100헥타르 규모 면적에서 약 8만 3000톤의 탄소를 흡수한다고 합니다. 육상, 해양 생태계 모두 이렇게 탄소를 품으면서 환경 정화에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여기에 더해 해조류 양식은 효율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육상 생태계에서는 자연이 파괴되어 다시 나무를 심어 자라려면 수 년 혹은 수 십년이 소요됩니다. 자정작용을 위해 투자해야 할 기간이 상당히 길죠. 그러나 해조류는 정말 빨리 자랍니다. 미역, 다시마 양식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습니다. 탄소를 품는 양은 많으면서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앞으로의 생태계 보호를 위한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특히 해조류의 경우 바다를 떠돌다가 심해로 가라앉게 되는데 탄소를 품고 가라앉은 뒤 다시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탄소를 영구적으로 격리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이러한 해조류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아마존이 해양 생태계를 위해 해조류 양식에 뛰어들었고 10 헥타르 해역에서 최소 6,000kg의 해조류를 생산하고 이후 계속 확장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어바웃 아마존)
자 이제부터는 아마존의 진짜 속내입니다.
아마존이 정말 환경 보호에 진심인 기업이고 그래서 해조류 양식을 통해 탄소 감축에 발벗고 나서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미 지구 온도를 높이는데 상당히 기여하고 있는 거대한 데이터센터 운영과 AWS(아마존웹클라우드서비스) 사업을 펼치는 것은 상당히 이율배반적이지 않나요?
아마존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과 같이 빅테크 기업입니다. 이들은 수많은 전력을 끌어다 써야 하는 기업들입니다. 풍력발전소는 아마존에게 있어 중요한 전력공급원이 되죠. 그리고 이 발전소 옆에 데이터센터를 짓게 되면 외부의 시원한 바람, 바닷물 등 자연 조건들이 데이터 센터 전력 효율을 높여줍니다. 발전소와 엄청 멀리에서 전력을 끌어쓰는 것보다 바로 옆에 딱 붙어서 전력 공급을 받는게 좋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구요.
그런데 풍력발전소를 짓게 되면 바닷가 근처의 어업에는 타격을 줍니다. 발전소가 돌아가면 근처의 선박 운항이 불가하고 조업지가 축소되기 때문에 어업인들의 삶에 타격을 받게 되죠. 풍력발전소가 동네 주민의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바웃아마존’ 기사를 보니 해조류 양식을 통해 최대 8만5천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설명을 보면 해조류 양식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뿐만 아니라 후속으로 해초 기반의 제품 생산, 판매도 이루어질 것이라고 하네요.
결국 전체 논리 구조를 순서대로 보면,
1.풍력발전소로 인해 어업 환경이 변화해 어업인들이 타격을 받는다
2.아마존은 풍력발전소 근처에 데이터 센터를 짓는다
3.풍력발전소의 비난의 화살이 아마존에게도 함께 세트로 받을 수 있다
4.없어진 일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해조류 양식을 통해 보완한다
5. 동네에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경제가 활성화된다
6 해조류 양식을 통한 탄소 감축 사업이 이루어지면 국제 환경단체 비난이 줄어든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바꾸어서, 아마존은
1.해조류가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된다
2.해조류를 생산해서 우리가 환경 정화에 앞장서기 위해 펀드를 조성했다
3. 해조류 양식을 통해 추가적인 어업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4. 우리는 환경 보호에 앞장서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5. 그런데 우리도 자선사업가는 아니니 풍력발전소 옆에 데이터센터 운영한다
이러한 포지셔닝을 하고 싶을 겁니다.
지금 빅테크 기업은 ‘전력’ 전쟁 중
(출처: SBS)
아마존의 뜬금없는 해조류 양식으로 시작을 했지만, 결국 그 끝 지점에는 ‘전력’이 만납니다. 그 전력의 공급은 데이터센터와 연결돼 있고요.
세계 빅테크 기업들의 전력 수요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살펴보니 미국의 산업용 전력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향후 10년 동안 전력 수요 증가에 대해 현재 수준의 17배로 올려 예상을 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앞으로 전력 수요가 더욱 폭증할 것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전력 수요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인공지능(AI) 산업 때문입니다.
북부 버지니아에 데이터센터가 새로 들어설 예정인데, 여기에 전력을 전부 공급하기 위해서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몇 개 분의 전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합니다.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클라우드 컴퓨팅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기 위해 요즘 야단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예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뛰어들 예정이라 밝히면서 ‘핵발전 가속화 책임자’로 에린 헨더슨 박사를 임명하기도 했습니다. 에린 핸더슨 박사는 전송관련 총괄 책임을 맡은 사람으로 MS 데이터 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소형 모듈 반응로, 마이크로 반응로의 글로벌 전략을 개발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얼마나 많은 전력이 소비되는 걸까요?
AI 분야는 클라우드앱용 서버의 약 4배 전력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기존보다 4배 전력이 더 필요할 정도니 미국에서 전력 부족으로 기사가 나온 것도 십분 이해가 갑니다.
국제 에너지 기구는 미국내의 2,700개의 데이터 센터에서 지난 20202년 기준 전력 소비량이 미국 전체의 4%이상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6년이 되면 미국 전체 전력 소비량의 6% 수준까지 올라올 것이라고 합니다. 소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먹는 전력량이 어마어마하네요.
빅테크 기업들은 AI 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력 효율성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AI 자체 개발을 위해서도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비용이라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죠. 그래서 여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수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발전소 옆에 지으려고 합니다. 바로 빨대 꽂아 공급을 받겠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게다가 수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물과 가까이 있는 지역은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효율성이 더해진다고 합니다. 냉각을 위해 필요한 조건들이 갖추어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아주 디테일한 지식은 없지만 상식적으로 데이터센터는 열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낮추기 위해 서늘한 지역이나 냉각수와같이 물공급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 중앙일보, 미국 버지니아 주 애쉬번의 아마존 데이터센터 전경)
좌우간 그래서 아마존웹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는 올해 3월 미국 발전, 송전시설 소유 운영업체인 탈렌(Talen) 에너지와 6.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을 통해 펜실베니아 북동부에 있는 2.5기가와트 규모의 서스케한나(Susquehanna) 원자력 발전소 근처에 건설한 쿠물루스(Cumulus) 데이터 센터 단지를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조선비즈, 미국 일리노이주 디캘브 205만㎡ 부지에 조성된 메타 데이터센터)
메타(페이스북) 역시 데이터센터 부지를 찾는데 항상 진심입니다. 2015년에는 찬공기를 이용한 무료 냉각이 가능한 스웨덴 북부 룰레오 지역에 데이터 센터를 잔뜩 짓기도 했고요. 2023년에는 일리노이주 디캘브에 205만 제곱미터 부지에 착공한 데이터센터가 공사를 마치고 가동에 들어갔죠. 이 시설물은 미국내 12번째, 전세계적으로 15번째에 해당하는 대규모 메타의 데이터 센터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1)빅테크 기업은 앞으로도 전력 공급에 더욱 사활을 걸 것이라는 것과 (2)빅테크의 AI 산업으로 인해 전세계의 반도체 산업 역시 함께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1)340조원의 투자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첫 2년동안 150여개 기업이 미국 내에 새로 공장을 짓거나 증설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해외 기업을 끌어들이는 정책은 결국 미국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낳습니다.
안그래도 세계 AI(인공지능)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죄다 미국에서 데이터 센터를 외치고 있고, 전기를 빨아 먹는 하마로 크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전력난은 AI 산업 발전에 따라 더욱 심화될 것 같습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이 두 회사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위해 합계 340조원의 돈을 쏟아붓겠다고 했습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은 향후 15년간 230조원(1,500억 달러)를 투입해 AI 데이터 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엔스로픽(AI기업)에 누적 5.4조원의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고요.
(출처: 디지털투데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도 13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향후 6년간 1천억 달러를 들여서 기존의 100배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데 돈을 쓰겠다는 겁니다.
이들의 방향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의 산업의 승패는 누가 ‘AI’산업을 대중화하고 선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초반에 오픈AI가 시동을 걸었고 이제는 빅테크 기업들이 물량 투하를 하면서 AI 기술 개발에 매진입니다.
(2)반도체 산업의 변화
빅테크 기업들이 AI 산업에 꽂혀있으니 자연스럽게 연관 산업으로 반도체 기업도 함께 폭발적인 성장 혹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전자신문)
얼마전에 오픈 AI가 텍스트를 쓰면 영상을 만들어주는 AI 즉 ‘소라’ 를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라는 현재 우리가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영상 크리에이터가 틱톡, 유튜브에 올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GPU H100이 총 72만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금액으로는 약 29조원(216억달러)가 요구된다고 해요. 그러나 정작 엔비디아의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수요가 급증한 것은 최근 1-2년 사이의 일입니다.
AI 산업과 관련하여 반도체 기업들은 현재 엔비디아, SK하이닉스, TSMC가 함께 움직입니다.
엔비디아에서는 GPU 설계를 담당하고요.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인 HBM 메모리를 담당합니다. 그리고 대만 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제조를 맡고 있죠. 그러나 AI 기술이 영상의 생성, 음성 복제 등 더 복잡한 기술 수준으로 향상됨에 따라 AI 인프라 확보 경쟁이 치열해 질 것이고 이들 반도체 분야 기업들 역시 더 많은 성장을 하든, 후발 주자가 쫓아오든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됩니다.
아마 TSMC가 소화를 못한 제조 부문을 삼성전자, 인텔이 맡을 수도 있고요, HBM 관련해서도 후발주자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과점체제로 시장을 야무지게 먹어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비즈니스 포스트)
좌우간 아마존의 해조류 양식에서 출발해 결국 우리의 종착지는 AI(인공지능) 이야기로 끝이 났습니다. AI(인공지능)으로 인해 앞으로 우리 직업이 어떻게 될 것인가. 로봇은 언제 나올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앞선 전제로 ‘이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한 인프라는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 봤습니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최근 10-15년 전부터는 거의 애플, 아마존, 메타, 구글과 같은 기업이 전 세계 시장을 독식해 가고 있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AI 산업도 결국 대규모 물량 투하를 해야 하는데 돈 많은 빅테크들이 선두기업이 되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유럽은 그렇게도 빅테크 기업들을 통제하고 벌금을 물리기 위해 안달인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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