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추에서 앱만추로 변화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기 전 사람들과의 인연은 주로 동네, 옆동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알고보면 동네 친구 혹은 옆동네 친구의 언니 오빠가 인연이 되어 결혼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간혹 대륙간을 넘어 사랑이 이루어지면 ‘세기의 사랑’ 혹은 ‘공간을 초월하는 사랑’ 등으로 기사에 나온 적도 있었죠.
그러나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묶이면서 우리의 만남의 범위는 사실 ‘내 마음 속의 결정’만 있으면 지리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남미에 사는 사람을 만나겠다” 라는 마음만 먹으면 데이팅 앱에 접속하면 이루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로 사랑을 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 노력, 자금 및 확신에 대한 불안감이 섞이면서 요즘에는 만남도 ‘효율적’이면서 ‘알고리즘을 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자만추보다는 앱만추(앱으로 만남 추구)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만남 추구 앱들을 우리는 ‘데이팅 앱’이라 부릅니다.
(출처: 매경이코노미)
국내에서 활동 중인 데이팅앱은 틴더, 글램, 위피의 3강체제를 기반으로 여러 업체들이 저마다의 차별성을 내세우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틴더는 2018년에 국내에 상륙한 외국앱이고 글램, 위피는 국내 토종앱으로 3개사의 월간활성이용자주(MAU)는 10만명이 넘습니다. 그 중 틴더는 작년 12월 기준의 MAU는 17만명이고요.
저는 데이팅앱을 한번도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주변에 데이팅앱으로 만나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꽤 목격됩니다. 숫자로 살펴보면, 국내 1위이자 전세계 1위 데이팅앱인 틴더 앱의 경우 한국 이용자수는 21만명이며, 전세계 가입자는 1,040만명입니다. 전세계 MAU는 1억명에 이릅니다. 틴더는 앱 내에서 결제하는 방식인 인앱 결제 서비스를 꾸준히 출시해 왔고, 2015년에는 프리미엄 구독모델을, 2017년에는 틴더 골드 등을 론칭해 판매하며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죠. 틴더의 경우 사용자의 60%는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35세 이하의 남녀로 구성돼 있습니다.
틴더의 경우 400자 미만의 자기 소개를 올린 콘텐츠를 보면서 내 타입이면 Like, 아니면 Nope 버튼을 누르면서 양쪽 상대방 모두가 Like를 누르면 ‘매치 성사’가 되는 원리로 운영됩니다. 심플하고 직관적입니다.
(출처: 로이터)
국내 앱 중 2위를 차지하는 글램은 가입 전에 평가를 하는 과정,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및 매력도 점수 부과와 같은 기능이 있고요. 위피의 경우에는 지역 기반의 만남에 좀더 초점을 두어 ‘가볍게 동네 친구 만들기’ 컨셉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피는 로그인을 할 경우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상대방의 프로필이 뜨는 원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렇게 3개사가 각각 MAU가 10만 이상을 유지하면서 운영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이용자수는 적지만 특징을 가지고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만든 데이팅앱인 블릿의 경우 직장인 타깃으로 운영되며 ‘같은 회사 직원 걸러내기’ 같은 디타깃팅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피플의 경우 학벌로 필터링을 하는데 가입자수는 52만명이고요, 골드스푼은 상위 1% 데이팅앱이라 표방하면서 경제력을 입증하면서 필터링을 하는 앱입니다. 미프 라는 앱은 외국인을 만나고 싶어하는 니즈를 고려해 국적을 필터링하는 앱이고요.
이처럼 틴더, 글램, 위피 이하 중소 규모의 데이팅 앱들은 차별적 포인트 하나씩을 기반으로 어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중장년, 노년층의 데이팅앱 이용자수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2025년이 되면 국내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요. 시니어 세대의 데이팅앱 사용 증가는 참신하면서도 그렇게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국내의 대표적인 중장년, 노년층을 위한 데이팅앱으로는 중년천국, 시놀과 같은 앱이 있는데요. MAU가 1.7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주로 싱글인 장년이나 노년이 고객층으로서 이용자의 56%는 50대, 60대가 41%를 차지합니다. 최고령 이용자는 86세인걸 보면 요즘에는 나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과, 예전에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봤던 시니어들의 사랑에 대해 훨씬 더 오픈된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그동안의 폐쇄성은 미디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탓을 하면서요!
데이팅 앱의 프리미엄화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의 데이팅앱들을 보면 은근슬쩍 앱 유료화의 레벨이 높아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출처: THE TAB)
틴더의 경우 구독서비스,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미 여러 차례 론칭했는데요. 이번에 또 새로운 ‘틴더 셀렉트’라는 (초)프리미엄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499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연간 600달러, 한화로 80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틴더 셀렉트는 전체 가입자의 1%만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며, 이 서비스의 경우 상대방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은 인기 사용자 프로필을 우선 열람하거나 연결할 특권을 가진다고 하는데요. 돈을 내면 먼저 상대방에게 접근할 수 있다니 굉장히 솔깃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러다보니 일부 사용자들은 “틴더 셀렉트는 구애를 위한 신종 플렉스(Flex)이다”라고 할 정도로 소위 ‘돈지랄’을 하면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이기도 합니다
데이팅앱을 쓰는 사람들이 인앱 결제를 하는 것은 상당히 보편적입니다. 미국 CNBC에서 나온 내용을 살펴보면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미국 사용자의 35%는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지인들의 수많은 사용후기를 들어보면 해당 앱을 더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간에서는 반드시 유료 결제를 해야 하는 문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아이템을 사야 공성전에 참여하거나, 보스몹을 해치울 수 있는 게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힌지(hinge)라는 데이팅앱도 2023년 2월에 힌지X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인앱 결제로 월 49.99달러를 지불하게 되는데요. 기존의 한단계 아래 레벨의 구독 모델인 월 29.99달러를 지불하는 서비스보다 1.7배 높은 이용료를 낼 경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면 상대방은 힌지X 가입자의 프로필을 우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틴더(tinder), 힌지(hinge), OK큐피드, 매치닷컴의 모든 데이팅 관련 앱, 웹 서비스는 ‘매치 그룹’이라는 한 기업에서 운영되는 서비스입니다. 이름부터 ‘매치그룹’이라는 데에서 알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을 매칭해주는 서비스 전체를 하겠다는 의미인 듯 합니다.
이렇게 데이팅앱들이 돈을 내야만 더 좋은 서비스, 서비스의 우선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보니, 사람들이 데이팅앱에 쓰는 돈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전세계 데이팅앱 시장에서 사람들이 2023년 한해 동안 쓴 금액은 57억 1,820만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7조 6,910억원에 달하며 전년동기대비 9%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3년 기준 전세계 데이팅앱 다운로드 수는 5억 3천회였고요.
한국의 사용자의 경우 데이터 A.I가 발간한 “2024년 모바일 현황 보고서”에 기반, 2023년에 데이팅앱에 지불한 금액은 1억 2020만 달러 (한화 1,614억 6470만원)에 달합니다. 어느 매체에서는 이 금액을 웹툰의 작년 국내 사용자 지불 현황(2억 8670만 달러)와 비교한 기사도 봤습니다. 좌우간,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용자들이 비용을 지불하면서 데이팅앱을 사용함은 분명히 알았습니다.
마케터의 시선
데이팅앱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1)짝찾기의 어려움 (2)데이팅앱의 고육지책 (3)데이팅앱의 명과 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출처: 매경이코노미)
(1) 짝찾기의 어려움
데이팅앱의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시장의 경우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471억원, 2028년까지 489억원으로 조금 성장하지만, 2028년이 되면 국내 사용자의 580만명 정도는 데이팅앱을 쓸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전세계의 경우 그랜드뷰 리서치의 자료를 보면 2023년 데이팅앱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83억 4000만 달러에서 2030년 경에는 144억 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데이팅앱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과거의 방식의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만들어나가는 것에도 변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트렌드의 변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변화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만남을 선별하려는 모습은 숏폼콘텐츠를 선호하고 알고리즘에 따른 콘텐츠 소비 방식의 트렌드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데이팅앱들이 유료화를 통해 차별적인 서비스를 준다는 것은 해당 서비스를 잘 이용하는, 소위 돈을 더 지불하는 사람은 더 많은 짝을 만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짝찾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죠.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분명히 바뀌고 있고, 연애와 결혼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보다 앞서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2) 데이팅앱의 고육지책
한편, 데이팅앱들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우는 부분은 가입자수의 감소 측면에서 나온 고육지책일 수 있습니다.
앞서 틴더, 힌지, OK큐피드, 매치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 플랫폼 운영업체인 매치 그룹의 경우 작년 4분기 유료 사용자가 1,52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습니다.
사용자 측면에서도 코로나 비대면 기간 동안 상당한 인기를 얻다가 엔데믹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도 데이팅앱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변화이지만 위기이기도 합니다.
매치 그룹은 2022년 기준 매출액은 17.9억 달러 (2조 3,833억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은 기관 예측치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선제적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해 자사주 매입(10억 달러)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최고경영자(CEO)도 페이 이소탈루노로 교체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데이팅앱 시장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가입자 급증한 것에 따른 효과가 감소로 인한 단기적인 매출 감소를 극복해야 하는 기업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좌우간, 데이팅앱들은 코로나 전후로의 변화에 따른 대응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유료 가입자 전환을 늘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용자들의 차별적 사용 환경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3) 데이팅앱의 명과 암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데이팅앱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사전에 프로필을 보고, 성격이나 여러 조건들을 보면서 필터링을 해 나가는 과정은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앱 서비스를 활용해 범죄나 사기에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수 년간 데이팅앱을 통한 허위광고, 사기, 괴롭힘, 개인정보 유출로 발생한 피해가 국내외로 상당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데이팅앱을 통해 만남을 기반으로 사기를 치는 로맨스스캠에서부터 납치, 살인에 이르는 강력 범죄까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출처: EL PAIS)
로맨스 스캠이란 SNS 프로필에 자신의 외모, 직업 등의 신분을 속여 피해자와 대화하며 신뢰를 쌓은 후 돈을 편취하는 범죄입니다. 범죄자들은 피해자들의 동정, 연민 및 불안을 자극해 가스라이팅을 통해 돈을 요구하는 방식인데요. 실제 국내 로맨스 스캠 피해 신고건수는 작년 126건, 피해액은 55억 1,200만원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 신고건수 38건 대비 4년 사이 4배나 증가했고요. 피해액은 2019년 8.3억원 대비 약 7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강력 범죄의 경우 최근 기사에서 콜롬비아에서는 틴더, 범블 같은 온라인 데이팅 앱으로 만나 수개월 사이에 ,납치 살해 건수가 수십 건 발생했다고 합니다. 주로 마약 갱단이 연결되어 현지 여성을 만날 때 납치, 강도를 저지르거나 술에 마약을 타서 먹이는 식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그 외에 딥페이크와 같은 AI 첨단 기술을 이용해 영상통화로 신분을 속여 암호화화폐 투자를 유도하는 신종 사기 방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데이팅앱에서는 프로필, 개인 정보가 노출되다보니, 이를 이용한 범죄들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데이팅앱의 경우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사전에 필터링하고 좀더 적중률이 높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헤매지 않고 궁합이 맞는 상대를 빠르게 만나 인연을 만들어 나간다면 시간, 노력 등 여러 측면에서는 한 개인에게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한 부정적인 측면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사항임은 분명해 보이네요.
#틴더 #힌지 #글램 #데이팅앱 #이은영대표 #마케터의시선 #마케돈 #리브랜드 #leebrand #리브랜드연구소
자만추에서 앱만추로 변화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기 전 사람들과의 인연은 주로 동네, 옆동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알고보면 동네 친구 혹은 옆동네 친구의 언니 오빠가 인연이 되어 결혼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간혹 대륙간을 넘어 사랑이 이루어지면 ‘세기의 사랑’ 혹은 ‘공간을 초월하는 사랑’ 등으로 기사에 나온 적도 있었죠.
그러나 전세계가 인터넷으로 묶이면서 우리의 만남의 범위는 사실 ‘내 마음 속의 결정’만 있으면 지리의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나는 한국인이지만 남미에 사는 사람을 만나겠다” 라는 마음만 먹으면 데이팅 앱에 접속하면 이루어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로 사랑을 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 노력, 자금 및 확신에 대한 불안감이 섞이면서 요즘에는 만남도 ‘효율적’이면서 ‘알고리즘을 타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가 보입니다.
그러다보니 자만추보다는 앱만추(앱으로 만남 추구)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만남 추구 앱들을 우리는 ‘데이팅 앱’이라 부릅니다.
(출처: 매경이코노미)
국내에서 활동 중인 데이팅앱은 틴더, 글램, 위피의 3강체제를 기반으로 여러 업체들이 저마다의 차별성을 내세우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틴더는 2018년에 국내에 상륙한 외국앱이고 글램, 위피는 국내 토종앱으로 3개사의 월간활성이용자주(MAU)는 10만명이 넘습니다. 그 중 틴더는 작년 12월 기준의 MAU는 17만명이고요.
저는 데이팅앱을 한번도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주변에 데이팅앱으로 만나 데이트를 하는 사람들도 꽤 목격됩니다. 숫자로 살펴보면, 국내 1위이자 전세계 1위 데이팅앱인 틴더 앱의 경우 한국 이용자수는 21만명이며, 전세계 가입자는 1,040만명입니다. 전세계 MAU는 1억명에 이릅니다. 틴더는 앱 내에서 결제하는 방식인 인앱 결제 서비스를 꾸준히 출시해 왔고, 2015년에는 프리미엄 구독모델을, 2017년에는 틴더 골드 등을 론칭해 판매하며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죠. 틴더의 경우 사용자의 60%는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35세 이하의 남녀로 구성돼 있습니다.
틴더의 경우 400자 미만의 자기 소개를 올린 콘텐츠를 보면서 내 타입이면 Like, 아니면 Nope 버튼을 누르면서 양쪽 상대방 모두가 Like를 누르면 ‘매치 성사’가 되는 원리로 운영됩니다. 심플하고 직관적입니다.
(출처: 로이터)
국내 앱 중 2위를 차지하는 글램은 가입 전에 평가를 하는 과정,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및 매력도 점수 부과와 같은 기능이 있고요. 위피의 경우에는 지역 기반의 만남에 좀더 초점을 두어 ‘가볍게 동네 친구 만들기’ 컨셉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피는 로그인을 할 경우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상대방의 프로필이 뜨는 원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이렇게 3개사가 각각 MAU가 10만 이상을 유지하면서 운영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이용자수는 적지만 특징을 가지고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긴 합니다.
예를 들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만든 데이팅앱인 블릿의 경우 직장인 타깃으로 운영되며 ‘같은 회사 직원 걸러내기’ 같은 디타깃팅 기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카이피플의 경우 학벌로 필터링을 하는데 가입자수는 52만명이고요, 골드스푼은 상위 1% 데이팅앱이라 표방하면서 경제력을 입증하면서 필터링을 하는 앱입니다. 미프 라는 앱은 외국인을 만나고 싶어하는 니즈를 고려해 국적을 필터링하는 앱이고요.
이처럼 틴더, 글램, 위피 이하 중소 규모의 데이팅 앱들은 차별적 포인트 하나씩을 기반으로 어필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알게된 놀라운 사실은, 중장년, 노년층의 데이팅앱 이용자수가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한국은 2025년이 되면 국내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돌파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는데요. 시니어 세대의 데이팅앱 사용 증가는 참신하면서도 그렇게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동시에 하게 됐습니다.
참고로 국내의 대표적인 중장년, 노년층을 위한 데이팅앱으로는 중년천국, 시놀과 같은 앱이 있는데요. MAU가 1.7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주로 싱글인 장년이나 노년이 고객층으로서 이용자의 56%는 50대, 60대가 41%를 차지합니다. 최고령 이용자는 86세인걸 보면 요즘에는 나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과, 예전에는 보수적인 시각으로 봤던 시니어들의 사랑에 대해 훨씬 더 오픈된 마음으로 보게 됩니다. 그동안의 폐쇄성은 미디어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탓을 하면서요!
데이팅 앱의 프리미엄화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의 데이팅앱들을 보면 은근슬쩍 앱 유료화의 레벨이 높아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출처: THE TAB)
틴더의 경우 구독서비스,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미 여러 차례 론칭했는데요. 이번에 또 새로운 ‘틴더 셀렉트’라는 (초)프리미엄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499달러를 지불해야 하며, 연간 600달러, 한화로 800만원 정도를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입니다.
틴더 셀렉트는 전체 가입자의 1%만 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며, 이 서비스의 경우 상대방에게 ‘좋아요’를 많이 받은 인기 사용자 프로필을 우선 열람하거나 연결할 특권을 가진다고 하는데요. 돈을 내면 먼저 상대방에게 접근할 수 있다니 굉장히 솔깃하는 서비스입니다.
그러다보니 일부 사용자들은 “틴더 셀렉트는 구애를 위한 신종 플렉스(Flex)이다”라고 할 정도로 소위 ‘돈지랄’을 하면 더 좋은 기회를 얻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이기도 합니다
데이팅앱을 쓰는 사람들이 인앱 결제를 하는 것은 상당히 보편적입니다. 미국 CNBC에서 나온 내용을 살펴보면 데이팅 앱을 사용하는 미국 사용자의 35%는 돈을 지불하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지인들의 수많은 사용후기를 들어보면 해당 앱을 더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구간에서는 반드시 유료 결제를 해야 하는 문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마치 아이템을 사야 공성전에 참여하거나, 보스몹을 해치울 수 있는 게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힌지(hinge)라는 데이팅앱도 2023년 2월에 힌지X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인앱 결제로 월 49.99달러를 지불하게 되는데요. 기존의 한단계 아래 레벨의 구독 모델인 월 29.99달러를 지불하는 서비스보다 1.7배 높은 이용료를 낼 경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좋아요’를 누르면 상대방은 힌지X 가입자의 프로필을 우선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틴더(tinder), 힌지(hinge), OK큐피드, 매치닷컴의 모든 데이팅 관련 앱, 웹 서비스는 ‘매치 그룹’이라는 한 기업에서 운영되는 서비스입니다. 이름부터 ‘매치그룹’이라는 데에서 알수 있듯이 사람과 사람을 매칭해주는 서비스 전체를 하겠다는 의미인 듯 합니다.
이렇게 데이팅앱들이 돈을 내야만 더 좋은 서비스, 서비스의 우선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다보니, 사람들이 데이팅앱에 쓰는 돈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전세계 데이팅앱 시장에서 사람들이 2023년 한해 동안 쓴 금액은 57억 1,820만 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7조 6,910억원에 달하며 전년동기대비 9%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3년 기준 전세계 데이팅앱 다운로드 수는 5억 3천회였고요.
한국의 사용자의 경우 데이터 A.I가 발간한 “2024년 모바일 현황 보고서”에 기반, 2023년에 데이팅앱에 지불한 금액은 1억 2020만 달러 (한화 1,614억 6470만원)에 달합니다. 어느 매체에서는 이 금액을 웹툰의 작년 국내 사용자 지불 현황(2억 8670만 달러)와 비교한 기사도 봤습니다. 좌우간,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용자들이 비용을 지불하면서 데이팅앱을 사용함은 분명히 알았습니다.
데이팅앱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분석해보면, (1)짝찾기의 어려움 (2)데이팅앱의 고육지책 (3)데이팅앱의 명과 암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출처: 매경이코노미)
(1) 짝찾기의 어려움
데이팅앱의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 시장의 경우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471억원, 2028년까지 489억원으로 조금 성장하지만, 2028년이 되면 국내 사용자의 580만명 정도는 데이팅앱을 쓸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전세계의 경우 그랜드뷰 리서치의 자료를 보면 2023년 데이팅앱의 전세계 시장 규모는 83억 4000만 달러에서 2030년 경에는 144억 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데이팅앱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과거의 방식의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만들어나가는 것에도 변화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트렌드의 변화,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변화 측면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오랜 시간 공들여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만남을 선별하려는 모습은 숏폼콘텐츠를 선호하고 알고리즘에 따른 콘텐츠 소비 방식의 트렌드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데이팅앱들이 유료화를 통해 차별적인 서비스를 준다는 것은 해당 서비스를 잘 이용하는, 소위 돈을 더 지불하는 사람은 더 많은 짝을 만날 기회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짝찾기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죠.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만들어가는 방식이 분명히 바뀌고 있고, 연애와 결혼에 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 보다 앞서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한 일본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갑니다.
(2) 데이팅앱의 고육지책
한편, 데이팅앱들이 프리미엄 서비스를 내세우는 부분은 가입자수의 감소 측면에서 나온 고육지책일 수 있습니다.
앞서 틴더, 힌지, OK큐피드, 매치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 플랫폼 운영업체인 매치 그룹의 경우 작년 4분기 유료 사용자가 1,52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5% 감소했습니다.
사용자 측면에서도 코로나 비대면 기간 동안 상당한 인기를 얻다가 엔데믹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감소하는 것도 데이팅앱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변화이지만 위기이기도 합니다.
매치 그룹은 2022년 기준 매출액은 17.9억 달러 (2조 3,833억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매출은 기관 예측치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선제적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해 자사주 매입(10억 달러) 계획을 승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최고경영자(CEO)도 페이 이소탈루노로 교체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데이팅앱 시장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점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가입자 급증한 것에 따른 효과가 감소로 인한 단기적인 매출 감소를 극복해야 하는 기업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좌우간, 데이팅앱들은 코로나 전후로의 변화에 따른 대응으로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한 유료 가입자 전환을 늘리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용자들의 차별적 사용 환경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3) 데이팅앱의 명과 암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했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데이팅앱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사전에 프로필을 보고, 성격이나 여러 조건들을 보면서 필터링을 해 나가는 과정은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앱 서비스를 활용해 범죄나 사기에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수 년간 데이팅앱을 통한 허위광고, 사기, 괴롭힘, 개인정보 유출로 발생한 피해가 국내외로 상당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데이팅앱을 통해 만남을 기반으로 사기를 치는 로맨스스캠에서부터 납치, 살인에 이르는 강력 범죄까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출처: EL PAIS)
로맨스 스캠이란 SNS 프로필에 자신의 외모, 직업 등의 신분을 속여 피해자와 대화하며 신뢰를 쌓은 후 돈을 편취하는 범죄입니다. 범죄자들은 피해자들의 동정, 연민 및 불안을 자극해 가스라이팅을 통해 돈을 요구하는 방식인데요. 실제 국내 로맨스 스캠 피해 신고건수는 작년 126건, 피해액은 55억 1,200만원이었습니다. 지난 2019년 신고건수 38건 대비 4년 사이 4배나 증가했고요. 피해액은 2019년 8.3억원 대비 약 7배 가량 증가했습니다.
강력 범죄의 경우 최근 기사에서 콜롬비아에서는 틴더, 범블 같은 온라인 데이팅 앱으로 만나 수개월 사이에 ,납치 살해 건수가 수십 건 발생했다고 합니다. 주로 마약 갱단이 연결되어 현지 여성을 만날 때 납치, 강도를 저지르거나 술에 마약을 타서 먹이는 식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그 외에 딥페이크와 같은 AI 첨단 기술을 이용해 영상통화로 신분을 속여 암호화화폐 투자를 유도하는 신종 사기 방식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데이팅앱에서는 프로필, 개인 정보가 노출되다보니, 이를 이용한 범죄들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데이팅앱의 경우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사전에 필터링하고 좀더 적중률이 높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헤매지 않고 궁합이 맞는 상대를 빠르게 만나 인연을 만들어 나간다면 시간, 노력 등 여러 측면에서는 한 개인에게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한 부정적인 측면 역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사항임은 분명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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