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리포트][마케터의 시선] EP.130 우리는 디지털 디바이드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나요?

2024-05-08

똑닥으로 편리하게 예약해요  


(출처: 매일경제)  



요즘 병원에 가기 전에 똑닥앱을 켜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똑닥 외에도 여러 진료 예약 앱들이 있지만 누적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한 똑닥앱은 국민앱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죠.


특히 소아과, 이비인후과 등 자녀를 키우는 30-40대 부모들 사이에서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똑닥앱은 그냥 필수 중 필수가 되었습니다.  


(출처: 조선일보)  



불과 몇년전만 해도 초진의 경우 예약이 되지 않아 가서 무작정 기다리고, 재진시에는 현장에서 예약을 잡는 일이 일반적이었는데요. 이제는 병원 진료 예약 앱들이 나오면서 병원들과 제휴 협력을 통해 앱을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해졌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똑닥의 경우에도 예약 가능한 병의원은 1만 곳이 넘습니다.  


음식점은 또 어떤가요?  


똑닥처럼 대중적인 레스토랑 예약 앱 중에는 캐치테이블이 있습니다. 파인 다이닝에서부터 일반적인 음식점에 이르기까지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을 하면 알람도 보내주고, 전화로 예약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죠.  


노쇼를 방지하기 위해 고급 레스토랑은 예약금을 사전에 걸면서 음식점 입장에서도 윈윈하는 모습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캐치테이블의 경우 초반에 음식점을 중심으로 영업 마케팅을 하고 일반 소비자 대상 영업을 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면서 오히려 플러스가 되어 성장한 기업입니다. 음식점과 가맹/제휴를 통해 앱 내에 등록을 하고, 사람들이 예약을 하면 캐치테이블 이름으로 친구톡 등으로 예약 알람이 가는 거죠. 


그럼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이 ‘캐치테이블이 뭐지?’ 하면서 깔게 되고 앱을 사용하게 되는 겁니다. 저 역시 그렇게 캐치테이블을 알게 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뭐, 가끔은 병원이나 레스토랑을 네이버 장소 찾기로 예약하는 경우도 많지만 두루두루 편리하게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전에 두 가지 기사를 읽게 되었는데요. 순간 머리가 띵하면서 한번쯤은 나누어야 하는 아젠다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첫번째 기사는 손녀를 데리고 병원에 갔던 할머니가 수 시간을 대기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고령층의 경우 똑닥앱을 사용할 줄 모르기 때문에 앱으로 예약 안하고 그냥 가서 기다렸던 겁니다. 이 외에도 서울, 경기 지역의 일부 병원에서는 똑닥앱 외에는 현장 접수 등 받지 않는다고 공지를 올렸다가 대단한 민원에 시달렸죠. 그야말로 디지털 환경에 소외된 계층에는 불평등한 처사가 아니냐 하는거죠.  


소아과의 진료대란이 매우 심하다는 것은 알고 소아과 의사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이라는 것 역시 알지만, 진료에 있어서 디지털 정보 격차가 오히려 불평등을 낳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한편, 예약앱을 사용하는 택시기사가 SNS에 올린 일화를 읽었습니다. 그 기사를 보니 30도가 넘는 떙볕에서 길에서 엉엉 우는 할머니를 태웠다고 합니다. 사람들도 많고 택시도 많은데 정작 할머니는 택시 예약앱이 없으니 택시를 잡지도 못하고 한시간 동안 뜨거운 햇볕 아래 서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을 겪은 택시기사는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오히려 택시 예약앱을 끄고 운행을 한다고 합니다. 


(출처: 뉴스1)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코로나 때 키오스크 사용을 못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주문 못했던 할아버지 일화도 뇌리를 스쳐갔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아무렇지 않게 편리하게 사용했던 앱들이 누군가에게는 생소하고 어려운 것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디지털 디바이드 or 디지털 불평등 


(출처: 캔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 경제가 부르는 계층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득, 교육, 지역 및 연령에 따라 디지털에 접근, 이용에 차별이 생기고 있는데요. 


이 현상에 대해 90년대 중반 미국에서는 ‘디지털 디바이드’ 즉 ‘정보격차’라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은 정보사회가 고도화 됨에 따라 국가의 발전 정도에 따라서도, 사회 주류와 소외계층 간에도 그 격차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1년에 ‘정보격차해소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설립되어 이 격차해소를 담당했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기관이 설립되어 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도 최근의 변화 속도를 보면 과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사회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작년 오픈 AI가 등장해 세상을 뒤흔들어놨을 때 AI 연구 과학자들이 나와서 지난 20년간의 연구를 단 1년동안의 기술들이 뒤엎었다 할 정도로 디지털 경제의 발전 속도는 초고속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마치 우리 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빠른 것 같습니다.

참고로 2025년, 바로 내년이면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됩니다. 5명 중 1명의 국민이 고령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시니어’를 타깃으로 서비스를 론칭하고 고도화된 기능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고령’의 주체인 사람들은 이 서비스들을 원활하게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GIA의 데이터를 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0년 1530억 달러였지만, 연평균 19%씩 성장해 2027년에는는 5090억 달러로 점프업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헬스케어가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바로 ‘고령자’라 할 수 있는 소비자층의 디지털 리터러시, 즉 디지털 이해도가 충분해야 한다는 겁니다. 


서울디지털재단이 2021년 서울시민 디지털 역량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55세 이상의 키오스크 이용률은 45.8%밖에 되지 않았고, 75세 이상은 13.8%에 불과했습니다. 이들의 사용이 적은 이유에 대해 살펴보니 사용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가 전체 33.8%로 가장 많은 답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2022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노인의 정보화 역량과 활용 수준은 일반인 대비 54.5%, 72.6%에 불과했습니다. 즉 일반인 대비 고령자들은 훌륭한 서비스가 있다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고 디지털 소외 현상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케터의 시선 


이와 관련하여 마케터의 시각에서 살펴보면, 저는 고령화 시대에 우리는 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도 40대 중반의 한창 디지털 환경의 다양한 혜택을 누리며 디지털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소비자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스마트폰 사용이 왜 어려운지? 키오스크, 태블릿을 활용한 테이블 주문이 뭐가 어렵지? 라는 생각을 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저의 20-30년 뒤에는 지금처럼 디지털 환경과 변화에 늘 깨어있고 트렌디한 삶을 살려고 할까요? 아니면 기존의 방식대로 순리대로 편안함을 추구하고 싶을까요?  


(출처: 캔바)  


막연한 추측이지만 저희 70-80대의 삶은 익숙한 삶에서의 편안함, 여유로움을 더 찾으려 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지금의 고령자라 불리는 65세 이상의 사람들도 비슷할 겁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디바이드, 즉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어떤 개선들이 필요할까요?  

우선 서비스들은 좀더 직관적이 되어야 하고, 지금보다 더 높은 접근성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이를 테면 앱을 샅샅이 뜯어보면서 메뉴를 보지 않아도 AI 음성인식 기술이 녹아 들어가 “00 실행해줘”와 같이 간단히 앱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운영되는 예를 들 수 있겠네요.  


음성인식 기반의 대화형 서비스들로 개선이 되면 소외계층들의 정보접근성에 따른 디지털 불평등이 조금은 낮아지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더불어 장애인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도 함께 따라와야 겠죠. 


물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개발될 수는 없기 때문에 기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디테일하게 제공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시니어를 타깃으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우선적으로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변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을 듯 하네요. 


이제는 피할 수 없는 고령화 시대에 돌입했습니다. 얼마전 기사를 보니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거의 90세에 가까워졌습니다. 출산율은 바닥을 찍다보니 한국은 이제 늙어가는 과정만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고령화 사회를 준비해 나가야 할지 과제가 주어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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